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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이 세상에 정의와 평화를 가져오도록 노력한다.
(말씀의 길 회헌 47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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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 승천 대축일

작성자 :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작성일: 21-08-15 10:10   조회: 2,541회

본문


 
성모 승천 대축일 -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

 


그리스도교는 계시 종교다. 계시는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인간에게 드러내 보이시는 신비로, 하느님 말씀인 성경과 더불어 사도들로부터 유래하는 성전(聖傳)의 두 방식으로 계시가 전달된다고 교회는 가르친다. 우리가 기념하는 성모님의 승천은 성경이 아니라 성전에 근거하는 계시 진리다. 전승에 의하면 예수님 승천 후에 성모 마리아는 소아시아(터키)의 에페소 지방에서 요한 사도와 함께 사셨다고 한다. 성모님의 가장 큰 소망은 천국에서 아들 예수를 만나는 일이었으리라. 성모님은 그 소망을 갖고 살다가 연로하여 세상을 떠나셨다. 부활하신 예수께서 나타나셨을 때 제자들과 함께 있지 않았던 토마는 공교롭게도 마리아가 임종할 당시에도 제자들과 함께 있지 않았다고 한다. 토마를 제외한 사도들이 모여 성모님의 임종을 지켰고, 무덤에 안치했다고 한다. 그런데 3일 후 토마 사도가 나타나서, 성모님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무덤을 열어 보았더니 성모님의 시신은 없었고 시신을 감쌌던 수의만 남아 있었다고 한다.

성모님의 빈 무덤을 목격한 사도들은 마리아께서 아드님처럼 돌아가신 지 3일 만에 부활하여 하늘에 오르셨다고 믿게 되었고, 교회는 이 영광을 마리아에게 베푸신 하느님을 찬양하며 이를 신앙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렇듯 ‘성모승천'은 성경이 아니라 사도들의 전승에 따른 교리다. 이 교리에 의하면 성모 마리아는 스스로의 힘이 아니라 하느님에 의해 부르심을 받아 하늘에 오르셨기에, 예수님의 '승천(Ascensio)'과는 달리 ‘몽소승천(Assumptio 蒙召昇天)’이라고 불렀다.

과학적 논증이나 역사적 사실성을 떠나 신앙 차원에서 성모 승천의 메시지는 무엇일까? 하늘에 불림 받으신 성모님의 삶을 돌아보자. 나자렛의 시골 처녀로 어린 나이에 미혼으로 임신을 하였고, 아기 예수를 안고 헤로데를 피해 이집트로 피신했던 외국인 노동자였다. 아기를 성전에 봉헌하며 시므온으로부터 가슴을 찌르는 아픔을 예고 받았고, 어린 예수를 성전에서 잃고 3일간 애태웠으며, 아들 예수님의 활동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마음만 졸이다가, 십자가에 처형되는 아들을 직접 보시고, 그 아들의 시체를 품에 안으셔야 했다. 그 후로 아들의 제자들을 돌보며 여생을 지내신 분이시다.

인간적으로 더없이 기구한 운명의 여인 마리아께서 어떻게 하늘로 오르셨을까? 성모 마리아는 수태의 순간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예수님의 신비에 참여하신 분이셨다. 지상에서 성모님은 예수님의 탄생과 성장과 활동과 죽음에 함께 하신 결과, 부활하여 승천하신 예수님처럼, 성모님도 부활하시어 승천하셨을 것이라는 믿음(聖傳)은 당연한 신앙의 결론이었다.

아들 예수님과 늘 함께 하신 성모님 마음 바탕에는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내게 이루어지소서.”라고 하신 순명이 있었다. 그로써 "모든 여자들 가운데 가장 복되신 분"이 되셨다. 가장 복되신 분 성모님은 그 복됨을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한 봉사와 섬김으로 살아가셨다. 주님의 종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신 마리아는 예수님이 가신 섬김의 길을 가셨다. 예수님의 탄생 이전에는 엘리사벳을 찾아 섬기고, 예수님 살아생전에는 아들을 섬기다가, 예수께서 지상을 떠나신 후에는 그 제자들을 섬기고, 하늘에 오르시어 아들 예수를 따르는 모든 이의 어머니로서 세상 사람들을 자녀로 섬기신다. 여러 차례의 발현에서 드러났듯이 성모님은 지금도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는 분이시다. 그래서 우리의 어머니고, 그 섬김의 결과로 하늘에 오르셨다.

마리아께서 무덤 속에 안 계시다는 믿음은 믿는 이들의 삶이 무덤에서 끝나지 않음을 상징한다. 미천한 여인 마리아가 하늘의 영광에 불려 올림을 받은 사건은 우리의 삶도 현세에서 끝나지 않음을 일러준다. 현세에만 삶의 의미를 두지 않고 성모님처럼 말씀을 받아들여 예수님의 신비에 참여하는 이들은 하늘에, 즉 하느님의 다스리심 속에 살게 된다는 보증이다.

오늘 복음에서 성모님을 통해 ‘마리아의 노래’가 선포된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성모님의 찬미가는 하느님의 자비가 우리의 운명을 바꿀 것이라는 희망과 신앙을 노래한다. 세상은 전염병에 불경기로 힘든 가운데 불목하고, 병들고, 외롭고, 우울하고, 죽고 싶다고들 한다. 억울하고 분노하고 절망하는 힘든 세상이다. 이때야말로 성모님의 찬미가를 부르며 희망을 새로 할 때다. 희망이 인간을 살린다.

러시아에서 있었던 실화다. 철도국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이 실수로 냉동 화차 속에 갇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나갈 수가 없었다. 소리를 질러도, 문을 두드려 보아도 모두 헛일이었다. 희망을 잃고 자포자기한 그는 자기의 상태를 화차의 벽에다 기록해 나갔다. ‘몸이 점점 차가워진다. 춥다. 그러나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몸이 얼어옴을 느낀다. 생각이 몽롱해진다. 아마도 이것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제발...’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다른 직원이 화차의 문을 열었을 때 그는 이미 싸늘하게 식은 시체가 되어 있었다. 사인은 저체온증이었다. 그런데 그 차는 오래전부터 냉동기능이 고장이 나 있었다. 당시 냉동 화차의 실내 온도는 섭씨 15도에 불과했으며 실내 공기도 충분했다고 한다.

절망이 사람을 죽인다. 반대로 희망이 죽음에서 우리를 살린다. 성모 승천 대축일은 성모님의 희망과 신앙이 우리의 희망과 신앙이 되도록 초대받는 날이다. 지금 아무리 살기가 힘들고 어려움이 많더라도 우리의 비천함을 하느님이 굽어보시고 당신 팔로 권능을 펼치신다는 희망과 기쁨을 노래하는 날이다. 희망과 기쁨을 노래하는 신앙인은 성모님이 하느님 품 안에 안기셨듯, 하느님의 자비로운 품에서 영원히 머무르게 된다는 기쁜 소식이 선포되는 날이다. 이 기쁜 소식에 성모님과 함께 노래하자.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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