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0주간 수요일
본문
연중 제20주간 수 -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
"맨 나중에 온 저자들은 한 시간만 일했는데도,
뙤약볕 아래에서 온종일 고생한 우리와 똑같이 대우하시는군요."
이 비유에서는 두 세계가 충돌한다.
복음에서 주인에게 항의하는 사람들이 속한 현실적이고 냉정한 옛 세계가 있다.
논리적이고 가시적인 이 세계에서는 모두 자신만을 위해 산다.
누군가 더 가지면 시기하고, '위'와 '아래'가 끊임없이 충돌한다.
대개 동일한 사회적 처지에 속한 이들 사이에 오히려 더 심한 경쟁이 지배한다.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
옛 세계 속으로 갑자기 뚫고 들어온 하느님의 세계를 예수님은 비유로 말씀하신다.
하느님의 세계는 베짱이의 나라가 아니지만,
아무도 더 이상 저녁에 가족의 생계에 대한 근심과 두려움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가시적이고 논리적인 세계를 넘어선 이 세계는
혼자가 아닌 세계, 경쟁 없는 삶이 가능한 세계가 하느님의 세계다.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보다 더 크고 더 넓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것을 위해 일하는 공동의 세 세상이 연대를 만들어 낸다. (G. Lohfink, 예수마음코칭 참조)
"꼴찌가 첫째 되고 첫째가 꼴찌 될 것이다."
처음의 꼴찌란 재능이든 외모든 건강이든 지위든 남 앞에 도무지 내세울 것이 없는 이들,
남들 뒷전에 겨우 끼어있기만 한 이들, 그래도 주님을 떠나지 않는 이들로 보인다
남들 앞이 아니라 주님 앞에 서있는 이들, 주님 앞에 점점 작아져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이들,
당신과의 만남이 중요하여 옆 사람과 비교할 틈 없이 당신만 바라보는 어린이 같은 이들이다.
이들이 바라보는 주님은 모든 것이 지나가도 늘 함께 계시기에
새로운 세계, 하느님의 세계에서는 이 사람들이 첫째가 된다는 말씀으로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