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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길 회헌 47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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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

작성자 :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작성일: 21-09-19 18:59   조회: 2,13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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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 -  위주광영(爲主光榮)

 



오늘은 성 김 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 하상 바오로 등 모든 한국 순교 성인을 기리는 날이다. 우리가 순교를 기념하는 성인들은 주교, 사제, 신학생, 궁녀, 과부, 동정녀, 소년, 노인, 정부 관리, 양반, 백정 등 참으로 다양한 계층의 분들이다. 무엇이 이렇게 다양한 계층의 신자들을 갖은 고난을 이겨내고 순교로 이끌었을까? 물론 순교는 하느님의 은총이지만, 목숨을 바쳐 신앙을 증거하신 순교자들 삶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H. U. Balthasar은 동서고금의 순교자들의 신앙을 분석하여 그분들의 공통점에 관해 "창조 목적에 부합하는 삶에의 진지함이 순교자들의 특성이다"라는 결론을 내린다. 즉 모든 순교자들이 순교에 이르게 한 신앙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람이 무엇을 위해 세상에 났는가 하는 창조 목적에 진지하고 충실하였다는 점이다.

옥에 갇힌 김대건 신부님은 순교를 앞두고 교우들에게 마치 유언처럼 남긴 편지에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천주께서 우리 사람을 당신 모상과 같이 내어 세상에 두신 창조주와 그 뜻을 생각할지어다." 김대건 신부님을 비롯한 한국의 모든 순교자들 역시 공통적으로 '사람이 무엇을 위해 세상에 났는가' 하는 질문의 답을 "창조주와 그 뜻"에서 찾은 분들이었다.

김 대건 신부님의 편지에서 창조주와 그 뜻, 곧 창조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김 신부님은 편지에서 이렇게 당부하신다: "온갖 세상일을 가만히 생각하면 가련하고 슬픈 일이 많다. 이 같은 험하고 가련한 세상에 한 번 나서 우리를 내신 임자를 알지 못하면 난 보람이 없지 않겠는가? … 혹 무슨 일이 있을지라도, 부디 삼가고 극진히 조심하여 위주광영(爲主光榮) 하고 조심을 배로 더하고 더하여라. 이런 난시(亂時)를 당하여 부디 마음을 허실이 먹지 말고 ...... 위주 광영하고 여등(汝等)의 영혼 대사를 경영하라."

위주광영(爲主光榮) -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김 대건 신부님을 위시한 순교자들이 끝내 충실히 지킨 창조 목적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위주광영)'이었다. 여기서 광영, 즉 영광의 성서적 의미는 본래의 모습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우리 신앙 선조들이 배운 교리서(로마 교리서)의 첫 문답에 이 창조 목적이 담겨있다: "사람이 무엇을 위하여 세상에 났느뇨?" "천주를 알아 공경하고(즉 위주광영하고) 자기 영혼을 구하기 위하여 세상에 났느니라." 교리서의 맨 앞에 이 문답이 위치하는 이유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첫째 가는 원칙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이냐시오 성인은 “사람이 창조된 것은 우리 주 하느님을 찬미하고 경배하고 섬기며 또 이로써 자기 영혼을 구하기 위함이다.”라는 신앙생활의 '원리와 기초”' 제시한다. 이 원리와 기초에 근거하여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람을 위해서 만들어 주셨다. 세상 사물이 하느님을 찬미하는 데 유익하면 그만큼 그것을 사용하고, 하느님을 찬미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으면 그만큼 멀리하라."라는 지침을 일러준다.

현대는 가치 충돌의 사회라고 한다. 추구할 가치가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은 가치들이 충돌하여 무엇을 선택해야 될지 혼동되는 상황에 대한 진단이다. 이때는 가치의 우선순위가 혼돈 상황에 질서를 부여한다. 첫 단추를 제대로 끼워야 여타의 과정이 순조롭듯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첫 자리에 있어야 여타의 가치가 자리를 잡는다. 순교자들의 가장 중요한 첫째 가치는 위주광영이었다. 주님께서 나를 당신 모습으로 지으셨기에 주님의 영광을 드러낼 때, 주님께서 창조하신 나의 존재 의미가 드러나기 때문이었다. 주님을 드러내지 못한다면 주님께서 만드신 나의 생명이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지금의 일상이 목숨을 바쳐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심각한 순교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친구를 만나야 하나 말아야 하나, 술을 마셔야 하나 말아야 하나, 지갑을 열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갈등 상황이 이어진다. 그 일이 무엇이든 궁극적으로 위주 광영에, 하느님을 드러내고 찬미하는 데 도움이 되면 선뜻 행하고, 하느님의 영광을 가린다면 즉시 멈출 때 우리 삶은 가치 충돌의 혼란을 넘어서고, 더 나아가 순교는 못하지만 하느님을 증거하게 될 것이다.

위주광영할 이유,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하여 살아야 할 이유를 주님께서는 복음에서 자기 목숨을 구하는 길이라고 이르신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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