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3주간 수요일
본문
연중 제33주간 수- 내가 올 때까지 벌이를 하여라.
"내가 올 때까지 벌이를 하여라."
주인이 떠난 후 다시 오실 때까지의 종들의 처지는 자유로운 상태다.
복음 말씀은 예수님의 승천 이후 재림을 기다리는 상황에 놓인
제자들의 처지를 염두에 둔 말씀이다(A. Vanhoye).
이 시기에 하느님은 인간을 신뢰하시어 마치 금화(미나)와도 같은 시간과 공간을 맡기셨다.
돌아온 주인은 그 결실과 관련하여 얼마나 많이 벌었는가를 묻지 않으신다.
하나든 열이든 주어진 삶을 선용하였는가의 여부만 물으신다.
"저는 이것을 수건에 싸서 보관해 두었습니다.
주인님께서 냉혹하신 분이어서, 저는 주인님이 두려웠습니다."
문제 된 종은 미래의 처벌이 두려워 지금의 시간과 공간을 "수건에 싸서" 묶어놓았다.
하느님께서 사랑이시기에 그 모상인 인간에게 주신 금화는 "사랑"아닐까?
주인이 맡기신 금화, 곧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공간은
사랑이신 하느님께서 당신 모습대로 인간에게 심어주신 사랑을 실천할 시간과 공간.
사랑하지 못하는 두려움은 때로 주인에게의 충실이라는 가면을 쓰기도 한다.
두려워서 '지금 여기서' 사랑하지 않으면, '미래의 어디에서' 사랑을 실천할 수 있을까?
"인간의 죄란 다름이 아니라 사랑하지 않은 것이다." (까를로 까레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