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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길 회헌 47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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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작성자 :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작성일: 20-06-08 10:07   조회: 3,101회

본문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요한3,16-18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

 
예수님의 승천과 성령 강림에 이어 오늘, 삼위일체 대축일을 지낸다. '위격으로는 셋이요 본체로는 하나인 삼위일체' 개념은 용어부터 생소하고 이해하기 힘들다. 그래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설명하는데, 사변적인 지식보다는 성경에 드러난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를 통해 그 신비를 헤아려보자.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인간은 자신의 한계를 체험하며, 이 한계를 넘어서서 세상을 만드시고 다스리시는 존재에 대한 신앙을 갖게 되었다. 첫 독서는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나타나시어 당신의 이름이 '야훼 '이심을 선포하시는 장면을 전한다. 노예살이에서의 해방을 체험한 히브리 사람들은 이 하느님을 섬기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세월이 갈수록 하느님 모습이 점점 희미해졌다. 하느님이 만든 세상에서 착한 사람이 고통을 당하고, 악인이 득세를 하는 불의한 현실을 보며, 하느님이 지혜롭고 정의로운 분이시면 어찌하여 이런 일이 있을까? 과연 믿고 인생을 맡길 수 있는 하느님께서 계실까 하는 의문도 생겼다.

그런 상황에서 예수님께서 나타나셨는데 이전과 다른 새로운 말씀을 전하셨다. 당시에 세상에서 하느님을 섬기는 길은 율법을 지키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예수님은 법보다도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가르치셨다.  정의롭다는 이들에게 당신은 죄인을 부르러 왔다고 하시며 사랑과 용서를 가르치고 실행하셨다. 하느님께서는 성전에 계시다고 믿던 사람들에게 당신이 하느님의 성전이라고 이르셨다. 이승에서는 이런저런 어려움을 참고 지내다가 죽은 다음에나 하느님 나라를 갈 수 있다고 믿던 사람들에게 하느님 나라는 이미 사람들 가운데 와 있다고 가르치셨다. 가르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소경의 눈을 뜨게 하시고 중풍병자를 고치시고 마귀를 쫓아내시고 굶주린 이들에게 빵을 주셨다.

예수님을 두고 사람들은 이분이야말로 진짜 예언자, 다윗의 후손인 메시아(그리스도), 구원자, 종말 심판관인 '사람의 아들' 등등으로 부르며, 이제 사람이 제 모습을 되찾는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온 줄 알았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예수님의 죽음으로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자신들만이 하느님에 관한 지식을 독점하고 있다고 생각한 종교 지도자들과 하느님 나라가 세워지면 통치권력을 빼앗길 것이라고 겁먹은 정치인들이 야합하여 예수님을 처형하였다.

모든 기대가 사라진 듯한 이 사건의 끝에 극적인 반전이 이뤄졌다. 십자가에서 사형을 당한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소문이 들리더니, 그 부활을 체험한 사람들의 증언이 잇달았고, 날이 갈수록 부활하신 분을 보았다는 이들이 늘어갔다. 무엇보다 놀라운 사실은 부활을 체험한 사람들은 이전의 모습과는 전혀 달라진 점이었다. 예수님을 모른다던 소심한 사람들, 두려워 숨고 도망 다니던 사람들이 돌변하여 감옥이든 순교든 목숨을 걸고 예수님을 증언하며, 온전한 기쁨과 행복에 찬 생활을 하며 마치 살아생전의 예수님이 되돌아오신 것처럼 변화되었다.

어떻게 사람들이 저렇게 변할 수 있을까?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저 기쁨과 열정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성서 말씀에 비춰 이런 점들을 진지하게 논구하던 이들이 마침내 그 모든 사건을 풀 수 있는 열쇠를 발견하였다. 예수님 안에 하느님께서 계셨구나. 예수님께서 진정 하느님의 아들이셨구나, 모세에게 일러주신 하느님 이름 '야훼', 감히 소리 내 부를 수도 없던 '하느님(YHWH)'이신 '주님(Kyrios)'은 바로 예수님이셨구나, 그러니까 예수님과 하느님은 한 분이시고, 그리고 하느님과 그 아들 예수님이 하나인 까닭은 예수님의 영과 하느님의 영이 하나이기 때문이구나. 이렇게 두 분을 하나로 엮어주시는 하느님의 영이자 예수님의 영이 성령이시구나. 그분이 태초에 생명을 주시는 하느님의 숨이자, 부활하신 예수님이 숨을 불어넣으시며 받으라시던 성령이시구나. 그러니까 아버지 성부와 아들 성자, 그 두 분의 영이신 성령은 하나이구나. 이 진리를 한 단어로 짧게 표현한 말이 '삼위일체'였다.

더욱이 삼위일체 신비는 인간과 무관한 사변적 이론이 아니라 그를 믿고 고백하는 이들을 그 신비에 참여시키는 신비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라고 이르신다. 즉 삼위일체는 성부 성자 성령만의 하나 됨이 아니라, 성부 성자 성령이 이루시는 일치 안에 그를 믿는 이들이 하나로  묶여지는 신비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하느님과 내가 하나가 될 때, 겉의 나와 속의 내가 하나가 된다. 겉보기에 희로애락을 겪으며 생로병사의 길을 가는 초라한 내 삶이 내적으로 참으로 존귀한 하느님 작품으로 드러난다. 겉의 나와 안의 내가 하나가 되어 나의 본 모습을 되찾게 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웃과 내가 하나가 된다. 더불어 사는 세상 속에서 때로 미워하고 때로 야속하고 때로 그리운 나의 이웃과 내가 하나가 되어 이웃 사랑이 완성된다. 그리고 더 나아가 때로 아름답고 때로 놀랍고 때로 두려운 자연과 환경이 그것을 느끼는 나와 하나가 되어 우주의 신비가 밝혀진다. 드디어 한없이 초라해 보이던 내가 영원하신 하느님과 하나가 되어 하느님 자녀로서 하느님의 영원성을 누리게 된다. 그 하나 됨의 신비가 삼위일체의 신비에 함축되어 있다. 그러기에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인사한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하기를 빕니다."(제2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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