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0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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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0주간 금요일
마태 5,27-32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는 자는 누구나 이미 마음으로 그 여자와 간음한 것이다."
인간의 자연적 본성에 비춰볼 때 실천이 쉽지 않은 말씀을 하신 뜻이 어디 있을까?
인간에게는 동물 차원의 본성을 넘어서서 신성이 깃들어 있음을 바탕으로 알아들을 말씀으로 다가온다.
여자든 남자든, 잘났든 못났든 내 눈에 보이는 타인은 보이지 않는 신성을 지닌 존재다.
그러니 상대의 신성을 인식하고 존중하라는 간곡한 초대 말씀 아닐까?
단순히 법적 차원의 계명을 넘어선 신앙 차원의 인간 존엄성 선언으로 들린다.
"네 오른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어 던져 버려라."
인간이 지닌 신성을 존중하는 태도는 타인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지켜져야 한다.
타인 안에만 신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하느님 계신 곳으로 거룩해야 한다.
이 거룩한 신성을 파괴하는 것은 어떤 대가를 치르든 제거하라는 말씀으로 들린다.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
눈과 손에 비할 바 없이 귀하기에, 눈을 빼고 손을 찍어내더라도 보존해야 할 가치가 인간에게 있다.
주님의 말씀은 냉혹한 근본주의적 계명이 아니라, 인간을 인간답게 하라는 초대 아닐까?
다른 사람을 내 욕망 충족의 수단으로 보고 사람을 도구로 여기면,
그것이 간음이고 잘라 던지고 빼어 버릴 탐욕이고 온몸을 지옥에 던지는 짓이다.
다른 사람이나 자신이나 모두 하느님의 모습을 담은 거룩한 존재로 보고,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고 그를 통해 하느님을 찬미하는 기쁨을 누리라는 말씀으로 들린다.
"그대는 그대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하고,
하느님 안에서 그대를 발견한다." (성녀 대 데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