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0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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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0주간 토요일
마태 5,33-37
‘예.’ 할 것은 ‘예.’ 하고, ...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아예 맹세하지 마라. 하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땅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예루살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네 머리를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사람이 하늘이나 땅을 두고 맹세하는 이유는 하늘이나 땅의 힘을 빌려 자신의 정당함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이런 행위는 어떤 명분을 붙이든 결국 하늘, 땅을 만드신 하느님을 자신의 이용 대상으로 삼게 된다.
맹세를 보증하려는 하늘, 땅, 예루살렘, 머리 등은 사람의 것이 아니라 본래 하느님께 속한 것이다.
하느님께 속한 것을 자신의 것인 양 처리하는 행위는 불의다.
문득,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내 것이 아니라 하느님 것이라는 사실을 본다.
그처럼 하느님께서는 가까이 계시고, 우리는 하느님 안에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너희는 말할 때에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내 것은 없고 모두 하느님 것이라는 놀라움 앞에 하느님을 이용하려는 헛된 맹세를 접고,
다만 하느님을 찬미하는 것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 아닐까?
그 모습이 바로 "예"할 것은 "예"하고, "아니오"할 것은 "아니오"하는 모습이리라.
그렇게 "예"할 것을 "예"하신 분, 성모님이 떠오른다.
마리아께서 말씀드린 "예"에 담긴 신비를 다시 본다.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루카 1, 38)
단순하고 순수한 이 "예(fiat)"에서 맹세로는 이룰 수 없는 신비,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시는 신비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