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8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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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8주간 화 - 왜 의심하였느냐?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주님, 저를 구해 주십시오."
한 인물 베드로의 신뢰에 찬 장담과 의심 속에 겪는 위기가 함께 드러나는 장면이다.
신뢰와 의심은 실상 내 삶에서 역시 뒤섞여 있지 않던가?
신뢰 중에도, 의심 중에도 "주님"을 향하는 베드로의 모습이 마음 깊이 다가온다.
흐트러짐 없이 주님만을 향하는 베드로의 말년은
신뢰나 의심, 어떤 경우든 주님을 향하던 그 눈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의심하다"로 번역된 그리스어의 본래 의미는 "하나였던 것이 둘로 갈라져 떨어져 나간 상태"라고 한다.
이태리어의 dubbio, 독일어의 zweifelen도 비슷하다.
자신의 마음이 둘로 갈라질 때, 주님과도 갈라져 떨어져 나간다.
갈라진 마음은 두려움을 부르고 주님과도 멀어지게 되지만,
갈림 없는 마음(indiviso corde)은 나와 주님이 둘이 아닌 하나가 되게 한다.
둘이 하나가 되려면 손을 내미신 주님을 붙잡고, 아니면 옷 술이라도 붙잡아야지.
"예수님께서 곧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시고.."
"과연 그것(예수님의 옷자락 술)에 손을 댄 사람마다 구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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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의심하였느냐?"
왜냐하면 예수님, 당신의 현존 때문입니다.
때때로 당신은 제게 이해할 수 없는 분이십니다.
당신은 나의 논리적 사고를 통하지 않고 오시기에
내가 생각한 곳, 그때는 보이지 않다가 엉뚱한 곳, 엉뚱한 때에
어둠 가운데, 번뇌 속에, 재앙과 한숨에도 현존하십니다.
"왜 의심하였느냐?"
내 초라한 존재를 품어서 당신 모습으로 변화시키는 구원 때문입니다.
아무리 돌아보아도 보잘것없는 저를 그렇게 바꾸시니 현기증이 납니다.
이 의심 많고 비틀거리는 모습에 손을 내밀어 주실 것이지요?
당신과 함께 폭풍 가득한 시간의 바다(악의 상징)를 건너 영원에 이르기까지...
(Lectio Divina per ogni giorno dell'anno, vol.7, 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