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7주간 목요일
본문
연중 제27주간 목 -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청원 기도의 상징인 이 말씀은 어제 들은 '주님의 기도'의 부연 설명이다(Lectio Divina vol. 12, 71).
주님의 기도를 통해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의 관계에 당신의 비밀이 담겨 있었고,
그 기도를 전수하심으로써 아버지와 아들의 신비에 제자들도 참여하게 된 바,
아버지와 우리의 관계에서 핵심은 아버지의 선의에 대한 끊임없는 신뢰임을 이르신 말씀이다.
"너희 가운데 누가 벗이 있는데, ..... "
비유의 도입 말씀은 하느님과 우리가 맺는 관계의 본질을 "벗"의 관계로 제시한다.
벗과 나의 관계는 내 욕망을 충족 시켜주는 대상과의 거래 관계가 아닌, 인격적 신뢰 관계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의 친구다."(Grundmann)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
이 말씀에서 눈여겨볼 점은 우정에 찬 신뢰에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응답하시는 방법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주신다는 선언의 의미는
우리가 청하는 것을 그대로 직접 주시지 않고 성령을 통해 응답하신다는 뜻이다.
내가 청한 것과 아버지가 주신 것이 겉보기에 서로 다를 때,
실망할 일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아버지의 마음, 곧 성령을 마주하라는 말씀으로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