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8주간 월요일
본문
연중 제28주간 월 -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성경에서는 초자연적 사건을 '기적', 혹은 '표징'이라고 표현한다.
‘기적’으로 옮긴 그리스 단어 dynamis는 ‘힘, 능력’, ‘하느님의 힘’으로 일어나는 불가사의한 일'을 뜻하고,
‘표징’으로 옮긴 그리스 단어 sēmeion는 무언가를 알려 주는 ‘특별한 표식’이라는 뜻한다.
‘기적’이 fact, 즉 놀라운 사건에 초점을 둔 용어라면, ‘표징’은 그 사건의 의미를 지시한다.
사람들은 예수님께 모세가 이집트에서 보인 기적, 하늘에서 불을 내리게 한 엘리아의 기적들을
표징으로 이해하고, 예수님께 그런 기적과 같은 표징을 요구한다(루카 11, 16 참조).
그러나 여러 기적을 일으킨 예수님께서(7,22; 11,20)는 사람들의 요구를 거부하신다.
그 이유는 예수님의 존재가, 복음을 선포하시는 그분 자신이 표징이기 때문이라고 이르신다.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에게 표징이 된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이 세대 사람들에게 그러할 것이다."
놀라운 일인 많은 기적이 아니라 기적을 일으키신 예수님 자신이 표징인 까닭은
요나가 심판과 회개를 선포하였고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선포를 받아들임으로 "요나"가 표징이 되었듯,
사람의 아들도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였고 사람들이 이를 받아들일 때 "예수"께서 표징이 되기 때문이다.
공생활의 복음 선포에서 더 나아가 예수님의 부활 이후 루카는, 부활을 예수님의 표징 자체로 보게 된다.
그런 이유로 미래형 동사인 "그러할 것이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 여왕이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려고 땅끝에서 왔기 때문이다. ...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
"지혜를 들으려고 땅 끝에서 왔던 여왕"과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들음"이었다.
말씀을 듣고, 말씀에 감응하고, 말씀에 열린 존재로 마주하여 새로운 존재가 되고,
그래서 말씀이 우리 가운데 현존하시고, 우리 안에서 실현된 것이 기적의 의미가 드러난 표징이다.
일상에서 벌어진 놀라운 사건(기적)을 통해 예수님을 만나라(표징)는 말씀으로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