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공현 대축일 후 토요일
본문
주님 공현 대축일 후 토 -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제자들이 요한에게 가서 말하였다. '스승님, 사람들이 모두 그분께 가고 있습니다.'" (복음)
요한 세례자와 그의 제자들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사명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요한을 떠나 예수님께 몰려가자 긴장한 요한의 제자들은 스승을 찾는다.
요한 세례자는 자신의 사명이 실패할지도 모르는 불안한 상황을 이렇게 받아들인다.
"내 기쁨도 그렇게 충만하다.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삶에서 해야 할 일 자체가 힘들기도 하지만, 노력한 일이 실패하거나 무시당할 때 더 힘들다.
요한 세례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의 일이 아닌 주님을 보며 기쁨을 고백한다.
자신의 사명이 실패로 보이는 때는 자신으로부터 예수님께로 눈길을 돌리라는 말씀으로 들린다.
노력한 일이 실패했을 때 처음 부르심을 받았을 때의 마음으로 예수님을 다시 보면
내가 작아지고 예수님이 커지는 순간이 오고,
그때 내 업적이 아니라 예수님에게서 오는 기쁨이 샘솟는다.
사명이 아니라 사명을 주신 예수님과의 만남이 기쁨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참되신 분 안에 있고,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습니다.
이분께서 참 하느님이시며, 영원한 생명이십니다."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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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공산화 후 감옥생활을 하던) 어느 날 밤 마음 깊은 곳에서 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왜 그토록 괴로워하느냐? 너는 하느님과 하느님의 일을 구분해야 한다.
네가 마친 일과 계속해서 하기를 바라는 모든 것은 훌륭한 하느님의 일이다.
그러나 하느님은 아니다.
하느님께서 네가 이 모든 것을 포기하길 바라신다면 즉시 그렇게 하여라.
그리고 하느님을 믿어라!
하느님은 그 모든 것을 너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잘하실 것이다.
그분은 네 일을 너보다 훨씬 잘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맡기실 것이다.
너는 하느님을 선택했지 하느님의 일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 ” (구엔 반 투안 추기경)
[출처] 말씀에